수박 고르는방법, 두드려 보는 것만으로 충분할까요?

수박은 왜 살 때마다 복불복처럼 느껴질까요?
얼마 전 장을 보러 갔다가 수박 앞에서 한참 서 있는 분을 봤습니다. 한 통을 들었다가 내려놓고, 줄무늬를 보고, 꼭지를 보고, 마지막에는 손가락으로 통통 두드리시더라고요. 사실 저도 예전에는 소리만 믿고 골랐는데, 생각보다 실패한 적이 많았습니다. 수박은 겉껍질이 두껍다 보니 안쪽 당도나 식감을 직접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한 가지 기준만 보면 놓치는 부분이 생깁니다.
수박 고르는방법은 크게 네 가지를 같이 보는 게 좋습니다. 무게, 배꼽, 껍질 무늬, 바닥에 닿았던 노란 부분입니다. 여기에 꼭지 상태와 소리까지 더하면 실패 확률을 꽤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같은 매대에 있어도 익은 정도가 다르고, 보관 상태에 따라 과육 상태가 달라질 수 있어 순서대로 보는 게 중요합니다.
먼저 같은 크기라면 묵직한 수박을 고릅니다
수박을 고를 때 제일 먼저 볼 것은 무게입니다. 크기가 비슷한 수박이 두 개 있다면 더 묵직한 쪽이 대체로 수분이 많고 속이 알찬 경우가 많습니다. 겉보기에는 커 보여도 들어 봤을 때 가볍게 느껴지면 속이 비었거나 수분감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매장에서 고를 때는 아주 큰 수박 하나만 들고 판단하지 말고, 비슷한 크기의 수박 2~3개를 비교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7kg짜리와 9kg짜리를 비교하면 당연히 큰 쪽이 무겁습니다. 중요한 건 같은 크기대 안에서 유난히 묵직한 것을 찾는 일입니다.
- 같은 크기라면 더 무거운 수박이 유리합니다.
- 들었을 때 속이 빈 느낌이 나는 수박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 너무 큰 수박보다 가족 수와 보관 기간에 맞는 크기를 고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근데 무겁다고 무조건 단 것은 아닙니다. 수분이 많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단맛까지 보려면 아래 기준을 같이 봐야 합니다.
배꼽은 작고 껍질 무늬는 선명한지 봅니다
수박 아래쪽을 보면 동그란 배꼽처럼 보이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이 너무 크고 퍼져 있으면 식감이 무르거나 과하게 익은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은 배꼽이 작고 단단하게 모여 있는 수박을 고르는 편이 낫습니다. 물론 품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 소비자가 매장에서 바로 확인하기 쉬운 기준입니다.
껍질 무늬도 같이 봐야 합니다. 줄무늬가 흐릿하고 색이 밋밋한 수박보다, 진한 초록색과 연한 초록색의 대비가 분명한 수박이 익은 상태를 판단하기 쉽습니다. 표면에 윤기가 지나치게 번들거리는 것보다 살짝 매트하고 단단한 느낌이 있는 것이 좋습니다.
줄무늬를 볼 때 헷갈리는 부분
줄무늬가 많다고 반드시 맛있는 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무늬의 개수보다 선명도와 전체 균형입니다. 한쪽만 색이 흐리거나 눌린 자국이 넓게 있으면 운반 중 충격을 받았을 수도 있습니다. 표면에 금이 갔거나 물러 보이는 부분이 있으면 바로 제외하는 게 낫습니다.
- 배꼽은 작고 깔끔한 쪽을 고릅니다.
- 줄무늬는 흐릿한 것보다 진하고 또렷한 것이 좋습니다.
- 껍질에 깊은 상처, 갈라짐, 물러진 자국이 있으면 피합니다.
노란 바닥 자국은 익은 정도를 보여줍니다
수박 한쪽 면에 노랗거나 크림색으로 변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밭에서 땅에 닿아 있던 자리입니다. 햇빛을 직접 받지 못한 부분이라 색이 다르게 남습니다. 이 자국이 거의 흰색에 가깝다면 덜 익은 상태에서 수확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노란빛이 분명하면 어느 정도 익은 뒤 수확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너무 진하게 갈색으로 변했거나 물러 보이는 느낌이 있으면 과숙일 수 있습니다. 색만 보지 말고 손으로 살짝 만졌을 때 단단한지도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생활민원 서류도 한 장만 보고 판단하면 놓치는 게 생기듯이, 수박도 표시 하나만 믿으면 애매합니다. 여러 기준을 겹쳐 봐야 합니다.
꼭지는 싱싱해야 할까요?
예전에는 꼭지가 싱싱한 수박을 좋은 수박으로 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유통 과정에서 꼭지를 짧게 자르거나 아예 제거해 판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꼭지만으로 신선도를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꼭지가 있다면 너무 마르다 못해 부스러지는 상태보다는, 절단면이 지나치게 오래되어 보이지 않는 정도를 확인하면 충분합니다.
수박은 수확 후 후숙으로 단맛이 크게 올라가는 과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집에 며칠 두면 더 달아질 거라고 기대하기보다는, 살 때 익은 수박을 고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집에 가져온 뒤에는 통째로 오래 방치하기보다 서늘한 곳에 두고, 자른 뒤에는 밀폐해서 냉장 보관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두드렸을 때 나는 소리는 이렇게 봅니다
수박을 두드려 보는 행동은 괜히 하는 게 아닙니다. 다만 소리를 글로만 배우면 헷갈립니다. 너무 높은 금속음처럼 딱딱한 소리가 나면 덜 익었을 수 있고, 너무 둔탁하게 퍽퍽한 소리가 나면 과숙이거나 속이 무른 경우가 있습니다. 잘 익은 수박은 통통 울리는 느낌이 있으면서도 너무 가볍지 않은 소리가 납니다.
솔직히 시장이나 마트에서 소리만 듣고 정확히 맞히기는 어렵습니다. 주변 소음도 있고, 사람마다 듣는 기준도 다릅니다. 그래서 소리는 마지막 확인용으로 쓰는 것이 좋습니다. 무게, 배꼽, 무늬, 노란 바닥 자국을 먼저 본 뒤 소리로 한 번 더 확인하는 순서가 실용적입니다.
- 맑고 가벼운 딱딱 소리만 나면 덜 익었을 수 있습니다.
- 퍽 하고 둔한 소리가 강하면 속이 무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 묵직하면서 통통 울리는 느낌이면 비교적 괜찮은 편입니다.
잘라 놓은 수박은 색과 씨 주변을 봅니다
요즘은 1인 가구나 소가구가 많아서 통수박보다 반 통, 4분의 1통을 사는 경우도 많습니다. 잘라 놓은 수박은 속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신 위생과 보관 상태를 더 꼼꼼히 봐야 합니다. 과육 색이 지나치게 탁하거나 물이 많이 흘러나와 포장 안에 고여 있다면 오래됐을 수 있습니다.
씨 주변이 무르게 주저앉아 있거나 과육이 갈라져 보이는 것도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색은 선명한 붉은빛이 좋지만, 너무 진하다고 무조건 단 것은 아닙니다. 품종에 따라 색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포장일이나 판매자가 안내한 절단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면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 포장 안에 물이 많이 고인 것은 신선도가 떨어졌을 수 있습니다.
- 과육이 단단하고 결이 살아 있는지 확인합니다.
- 잘라 놓은 수박은 구입 후 빨리 냉장 보관하고 가급적 빠르게 먹는 것이 좋습니다.
수박 고르는방법은 어려운 기술이라기보다 확인 순서에 가깝습니다. 같은 크기에서 묵직한지 보고, 배꼽과 무늬를 확인하고, 노란 바닥 자국을 본 뒤 마지막에 소리를 들어보면 됩니다. 그래도 100% 맞히기는 어렵습니다. 농산물은 품종, 재배 시기, 유통 상태가 함께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순서로 고르면 적어도 겉만 번듯한 수박을 집어 올 확률은 줄어듭니다. 저는 여름 장 볼 때 수박 앞에서 오래 고민하기보다 이 기준 네 가지만 빠르게 보고 고르는 편입니다. 의외로 그게 가장 덜 피곤하고 실패도 적었습니다.
